“비문학 지문만 나오면 시간이 부족해요. 마지막 지문은 거의 못 읽고 찍어요.”
고등학생, 특히 수능을 앞둔 학생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고민입니다. 그리고 해결책으로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빨리 읽는 연습”입니다. 그런데 비문학 시간이 모자라는 학생을 자세히 보면, 읽는 속도 자체는 느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같은 문단을 몇 번씩 다시 읽는다는 데 있습니다.
이 글은 수험생 자녀를 둔 학부모와 고등학생을 위해, 비문학 시간이 부족한 진짜 원인을 짚고 스스로 점검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이 글의 핵심
- 비문학 시간이 모자라는 학생 대부분은 읽는 속도보다 다시 읽는 횟수가 문제입니다.
- 다시 읽게 되는 이유는 첫 읽기에서 글의 구조를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 빨리 읽는 연습보다 한 번 읽을 때 구조를 잡는 연습이 시간을 줄입니다.
속도가 아니라 횟수의 문제입니다
같은 지문을 두 학생이 읽는다고 해 봅시다. 한 학생은 천천히 한 번 읽고 문제로 넘어갑니다. 다른 학생은 빠르게 읽었지만 문제를 보고 나서 지문으로 세 번 돌아갑니다. 결국 시간이 더 걸리는 쪽은 두 번째 학생입니다.
① 한 번 읽기형
읽으면서 “이 문단은 이걸 말하는구나”를 정리한다. 문제를 볼 때 어디를 확인하면 될지 안다.
② 여러 번 읽기형
빠르게 훑지만 머리에 정리가 안 된다. 문제마다 지문 처음부터 다시 찾는다.
“빨리 읽어라”는 조언은 두 번째 학생을 더 빠르게 훑게 만들 뿐입니다. 훑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정리는 더 안 되고, 다시 읽는 횟수는 늘어납니다. 시간을 줄이는 길은 속도가 아니라 첫 읽기의 질입니다.
다시 읽게 되는 이유: 구조를 못 잡아서
비문학 지문은 이야기가 아니라 설계도에 가깝습니다. 첫 문단에서 무엇을 다룰지 밝히고, 이어지는 문단에서 개념을 설명하거나, 두 관점을 비교하거나, 과정을 순서대로 보여 줍니다. 이 전개 방식을 첫 읽기에서 잡으면, 문제를 볼 때 “이건 셋째 문단 이야기”라고 바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못 잡으면 처음부터 다시 읽어야 합니다.
스스로 점검하는 방법
| 점검 | 방법 | 이런 결과라면 |
|---|---|---|
| 다시 읽기 횟수 세기 | 기출 지문 하나를 풀면서 지문으로 돌아간 횟수를 문제 옆에 표시한다. | 한 지문에 다섯 번 이상 돌아갔다면 구조를 못 잡고 있는 것입니다. |
| 덮고 말하기 | 지문을 한 번 읽고 덮은 뒤, 문단별로 무슨 이야기였는지 말해 본다. | 문단 순서가 기억나지 않으면 내용보다 구조가 비어 있는 것입니다. |
| 첫 문단 다시 보기 | 첫 문단만 읽고 “이 글은 무엇을 어떻게 설명할까”를 예측해 본다. | 예측이 전혀 안 되면 글의 신호(그런데, 반면, 이를 통해)를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1. 시간 재지 말고 한 지문만
하루 한 지문, 시간을 재지 않고 읽습니다. 대신 문단이 끝날 때마다 여백에 그 문단의 역할을 두세 글자로 적습니다. “정의”, “예시”, “반론”, “결과” 같은 식입니다.
2. 문제를 풀고 나서 횟수 세기
문제를 다 풀면 지문으로 몇 번 돌아갔는지 셉니다. 이 숫자가 줄어드는 것이 실력이 느는 신호입니다. 점수보다 이 숫자를 기록하세요.
3. 학부모는 “몇 번 돌아갔어?”만
고등학생 자녀에게 공부 내용을 묻기는 어렵습니다. 대신 “오늘 지문 몇 번 돌아갔어?” 한 마디면 충분합니다. 숫자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라 부담이 적고, 아이 스스로 자기 읽기를 돌아보게 됩니다.
정리
- 비문학 시간 부족의 원인은 속도보다 다시 읽는 횟수다.
- 다시 읽는 이유는 첫 읽기에서 글의 구조를 잡지 못해서다.
- 시간 재지 않고 한 지문, 문단마다 역할 적기, 돌아간 횟수 세기로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