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몇 시간이고 보는데, 책은 두 쪽을 못 넘겨요. 집중력이 망가진 것 같아요.”
중학생 학부모에게서 가장 자주 듣는 걱정 중 하나입니다. 짧은 영상, 짧은 글, 짧은 메시지에 둘러싸인 아이가 긴 글 앞에서 금세 지칩니다. 많은 부모가 스마트폰이 아이의 집중력을 망가뜨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영상을 몇 시간씩 보는 아이의 집중력이 정말 없는 걸까요. 이 글은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이 문제를 봅니다. 아이에게 없는 것은 집중력이 아니라, 긴 글을 읽는 연습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핵심
- 긴 글을 못 읽는 것은 집중력이 망가져서라기보다 긴 글을 읽는 연습을 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 긴 글 읽기는 “앞 내용을 들고 다음 문장으로 가는” 기술이고, 짧은 글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 스마트폰을 빼앗기보다, 긴 글을 읽는 시간을 짧게라도 따로 만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짧은 글과 긴 글은 다른 근육을 씁니다
짧은 글은 한눈에 끝납니다. 한 화면 안에서 시작하고 끝나니, 앞 내용을 기억할 필요가 없습니다. 반면 긴 글은 다릅니다. 셋째 쪽을 읽을 때 첫째 쪽 내용을 머리에 들고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 나온 인물, 개념, 주장을 붙잡은 채 새 문장을 읽어야 합니다.
① 짧은 글 읽기
한 번에 끝난다. 앞 내용을 들고 있을 필요가 없다. 빠르게 훑고 다음으로 넘어간다.
② 긴 글 읽기
앞 내용을 붙잡은 채 다음 문장으로 간다. 머릿속에 글의 지도를 그리며 읽는다.
긴 글 읽기는 근육과 같아서, 쓰지 않으면 약해집니다. 아이가 하루에 읽는 글이 대부분 짧은 글이라면, 긴 글 근육을 쓸 일이 거의 없었던 것입니다. 망가진 것이 아니라 덜 자란 것입니다. 그래서 다시 기를 수 있습니다.
긴 글 앞에서 멈추는 모습
| 모습 | 무엇을 뜻하나 |
|---|---|
| 두세 쪽 읽다가 처음으로 돌아간다 | 앞 내용을 들고 있지 못해 다시 확인하는 것입니다. 긴 글 근육이 약한 대표적 신호입니다. |
| 중간에 휴대폰을 집는다 | 글이 주는 자극이 영상보다 느려서 견디지 못하는 것입니다. 의지 문제라기보다 익숙함의 문제입니다. |
| 결론만 찾아 뒤로 넘긴다 | “그래서 결론이 뭐야”를 빨리 알고 싶어 합니다. 짧은 글에서 생긴 습관입니다. |
스마트폰을 빼앗으면 해결될까요? 잠깐은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빼앗은 시간에 아이가 저절로 긴 글을 읽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갈등만 남기 쉽습니다. 없애기보다 긴 글을 읽는 시간을 새로 만드는 쪽이 중학생에게는 통합니다.
오늘 바로 해볼 수 있는 것
1. 15분 “긴 글 시간”
하루 15분, 휴대폰을 다른 방에 두고 긴 글 하나를 읽는 시간을 정합니다. 책이든 신문 기사든 상관없습니다. 15분은 영상 몇 개 길이라 중학생도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부모도 같은 시간에 같이 읽으면 효과가 큽니다.
2. 읽다가 멈추는 곳에 표시하기
읽다가 앞으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곳에 연필로 작은 표시를 하게 합니다. 다 읽은 뒤 표시한 곳만 다시 봅니다. 아이는 자기가 어디서 끈을 놓치는지 스스로 알게 되고, 그 자체가 긴 글 근육을 기르는 연습이 됩니다.
3. 영상 먼저, 글 나중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의 짧은 영상을 먼저 보고, 같은 주제의 긴 글을 읽게 합니다. 영상이 배경지식이 되어 긴 글이 덜 막힙니다. 영상을 적으로 두지 말고 다리로 쓰는 것입니다.
정리
- 짧은 글에 익숙한 중학생이 긴 글을 못 읽는 것은 망가진 게 아니라 덜 자란 것이다.
- 긴 글 읽기는 앞 내용을 들고 다음 문장으로 가는 기술이고, 연습하면 다시 자란다.
- 스마트폰을 빼앗기보다 하루 15분 긴 글 시간을 만들고, 영상을 긴 글의 다리로 쓰자.